예견된 참사, 좁은 간격의 비극
2024년 9월, 홍콩 왕 푹 코트 아파트 주민들은 건물 외벽 공사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결국 묵과됐다. 1년 2개월 후, 홍콩은 역사상 최악의 화재 참사를 맞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화재가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왕 푹 코트 아파트 화재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간 사회적 분노를 건드렸다. 건물 하층 보호망에 불이 붙은 뒤 창문을 덮었던 스티로폼 스크린으로 번졌고 대나무 비계를 타고 건물 사이로 빠르게 옮겨붙었다. 예견된 재앙이었다.

좁은 간격, 대형 참사의 원인
이번 화재로 총 8개 동 중 7개 동에 불이 옮겨붙었는데 동 간 거리는 7.5m에 불과했다. 간격이 가장 넓은 동조차 16m에 그쳤다. 대나무 비계나 폼스크린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바람이 거센 경우 불기둥이 타워를 타고 올라가는 굴뚝 효과가 발생할 만한 간격이다. 보수 공사 자재 문제뿐 아니라 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구조가 재난 시 대형 피해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홍콩의 높은 집값과 주거 불안
홍콩은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다. 2025년 기준 홍콩의 PIR(주택가격/가구 연소득)는 25배로 평균 가구가 연소득을 25년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 서울(약 15배), 도쿄(약 10배), 뉴욕(약 12배)보다 훨씬 높다. 홍콩에는 전세 제도가 없다. 내 집이 없으면 비싼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 홍콩 주민의 평균 월급이 18만925홍콩달러(315만원)인데 원룸 월세로 그 절반 이상을 낸다.

토지 공급 제한 정책의 그림자
전문가들은 홍콩의 높은 집값과 이로 인한 주거 불안을 강력한 토지 공급 제한 정책 탓으로 본다. 홍콩은 토지의 장기 사용권을 정부가 독점적으로 관리·판매하는데, 이를 통해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확보하는 대신 세금은 낮게 유지해왔다. 토지 소유권은 정부가 쥐고 사용권만 최고가 경매로 팔다 보니 부동산 개발을 소수 재벌이 독점한다. 집을 지을 땅이 제한되니 공급이 제한되고 결과적으로 정부가 집값을 높게 떠받쳐줬다. 제한된 땅에 최대한 많은 집을 지어 팔다 보니 건물 간 간격도 최소화됐다.

건축법의 허점과 안전 불감증
홍콩 법령집 제123장 '건축물 조례'에 따르면 건물 간 최소간격은 높이 15m 이상 건물도 6m에 그친다. 15m 이하 높이의 주거용 건물은 그보다 좁은 3m이고 상업용 건물은 최소간격이 1.5m에 불과하다. 화재 발생 시 안전 대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토지공개념을 토대로 정부가 토지 공급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면서 빚어진 부작용이다.

주거 안전에 대한 경고
국내에서도 '10·15 대책'으로 서울 25개 전 자치구와 경기도 상당 지역이 토지거래 허가 구역으로 한꺼번에 묶였다. 집값 과열을 진정하고 투기를 억제하겠단 취지다. 의도는 선량하지만 과도한 규제 부작용도 잇따른다. 대책 후에도 규제가 쌓인 주택 시장에 공급이 늘어날 시그널은 보이지 않는다. 공급이 막히면 결국 주거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 왕 푹 코트 화재의 교훈이다.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주거 안전에 대한 경종
홍콩의 좁은 건물 간격과 높은 집값, 그리고 그 이면의 토지 공급 제한 정책이 낳은 참사는 주거 안전에 대한 심각한 경고를 던진다.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공급을 막아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을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자주 묻는 질문
Q.홍콩 아파트 화재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A.좁은 건물 간격, 불법 자재 사용, 토지 공급 제한 정책으로 인한 과도한 밀집, 그리고 안전 불감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Q.홍콩의 높은 집값은 왜 문제인가요?
A.소득 대비 과도한 주택 가격으로 인해 시민들의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사회적 불만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Q.한국의 주택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나요?
A.과도한 규제가 주택 공급을 막아 오히려 주거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을 위한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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