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귀환, 그리고 비극의 시작
1971년, 오징어잡이 배 기관장이었던 박정태 씨는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되었습니다. 1년 가까이 억류된 후 귀환했지만, 그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납북 후 귀환한 선원들은 포승줄에 묶여 감금되었고, 모진 고문을 받으며 간첩 혐의를 강요받았습니다. 박정태 씨는 결국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출소 1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이야기는 단순한 사건이 아닌, 한 가족의 고통스러운 역사였습니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의 귀환을 어렴풋이 기억하며, 어머니와 함께 시청 앞에서 아버지를 찾던 기억을 생생히 증언했습니다.
50년 만의 무죄, 늦어진 정의
유죄 선고 50년 만인 2023년, 박정태 씨는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유족들은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도 전에 또 다른 고통에 직면했습니다. 무죄 확정 후 형사보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6개월 안에 보상 여부를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년 8개월이 지나서야 보상을 결정했습니다. 그 사이, 박정태 씨의 아내와 여동생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는 늦어진 정의가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입니다.
만연한 법원의 늑장 보상, 반복되는 고통
법원의 늑장 보상은 비단 박정태 씨 가족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202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형사보상 청구 14,971건 중 약 23.5%가 규정된 6개월 기한을 넘겼습니다. 심지어 945일까지 소요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늑장 보상은 유족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며, 법의 정의 실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형사보상 청구 처리 기간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며, 법원의 무관심한 태도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무책임한 태도와 훈시 규정
법원이 늑장 보상을 하는 이유는, 관련 규정이 훈시 규정으로 간주되어 제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족들은 법원에 지연손해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행정처는 '형사보상 결정 기간 준수에 유의할 것을 당부한다'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미미합니다. 유족 측은 이러한 법원의 태도를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며, 과거사 반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두 번 죽이는 처사, 늦어도 너무 늦었다
유족들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비판하며, 법원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정규 변호사는 전담 재판부 신설 등 융통성 있는 대처를 촉구했습니다. 박용철 씨는 무죄가 확정된 사람들에게 더 이상 고통을 주지 말고, 신속한 보상을 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납북귀환 어부들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고 있지만, 말뿐인 사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법이 정한 기한 안에 신속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결론: 늦어진 정의, 반복되는 고통, 그리고 법원의 무책임
납북 어부 박정태 씨의 억울한 죽음과 50년 만의 무죄, 그리고 늑장 보상은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여줍니다. 법원의 무책임한 태도와 훈시 규정으로 인한 늑장 보상은 유족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며, 정의 실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법원은 말뿐인 사과가 아닌, 실질적인 조치를 통해 늦어진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Q.형사보상 청구는 무엇인가요?
A.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에게 국가가 구금이나 재판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입니다.
Q.법원은 왜 늑장 보상을 하는가요?
A.관련 규정이 훈시 규정으로 간주되어 제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Q.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법원의 적극적인 대처와 신속한 보상을 통해 늦어진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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