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피해자, '좁은 문'마저 닫히나…구제 절벽에 놓인 현실
7년째 식물인간, 배상금은 1억 8천만원뿐
허리디스크 수술 중 척추마취 문제로 뇌 손상을 입고 7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하기용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수술 전 100kg이었던 그는 현재 49kg까지 체중이 줄었습니다.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되어 약 11억 3200만원의 손해배상금이 확정되었지만, 실제 가족이 받은 금액은 약 1억 8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집도한 의료인들이 '지급 불능'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겪는 현실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대불 제도, '피해자 입증' 문턱에 좌절
하기용 씨 가족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손해배상금 대불 제도'를 통해 구제를 시도했지만, '의료진의 상환 가능성을 입증할 서류 보충'을 이유로 청구가 반려되었습니다. 아내 강정애 씨는 "의료진의 상환 능력을 왜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느냐"며 반복되는 반려에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9년 전 피부과 시술 후 뇌 손상을 입고 중증 사지마비 상태인 한모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집도의의 갑작스러운 파산 신청으로 배상금 4억원 가량을 받지 못하게 되자 대불 제도를 찾았지만, 역시 '파산자의 재산 명시 재확인'을 요구받으며 반려당했습니다. 이는 대불 제도가 의료인의 상환 가능성을 기준으로 심사하도록 설계된 탓이 큽니다.

제도 개선 대신 폐지 수순, 피해자들은 '사각지대' 우려
이처럼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대불 제도의 높은 문턱 앞에서 또 한 번 좌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불 제도의 재원이 보건의료기관의 적립금에 의존하다 보니 보수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으며, 중재원이 채무 불이행에 대한 강제 집행 권한이 없는 점도 높은 문턱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제도 개선 대신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를 통해 피해자를 지원하자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지만, 법 시행 이전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국가 구제 길이 사라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특히 1·2심 소송이 끝나지 않아 의료 과실이 확정되지 않은 피해자들은 더욱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의료사고 피해, 구제받기 더 어려워지나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손해배상금을 받지 못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금 대불 제도'가 높은 문턱으로 인해 실질적인 구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와 국회는 제도 개선 대신 폐지를 추진하며, 책임보험 의무화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법 시행 이전 피해자들은 구제받을 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사고 피해, 궁금한 점들
Q.의료사고 피해자는 어떻게 배상금을 받을 수 있나요?
A.의료사고 피해자는 의료진과의 합의, 소송을 통한 손해배상금 확정, 그리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손해배상금 대불 제도를 통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불 제도는 의료인의 상환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등 문턱이 높습니다.
Q.손해배상금 대불 제도는 무엇인가요?
A.의료사고 피해자가 의료인의 사정으로 배상금을 받지 못할 경우, 중재원이 배상금을 우선 지급하고 의료인에게 추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의료인의 상환 가능성 입증 등 까다로운 요건으로 인해 실제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Q.책임보험 의무화가 되면 의료사고 피해자 구제가 나아지나요?
A.책임보험 의무화는 법 시행 이후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의료사고 피해자나 아직 의료 과실이 확정되지 않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