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하락의 씁쓸한 진실: 돈 풀린 한국, '서학 개미' 탓만 할 수 없는 이유
넘쳐나는 돈, 고환율의 그림자
최근 3년 9개월 동안 시중에 풀린 돈이 약 22% 증가했다는 놀라운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달러 통화량 증가율은 3%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양국의 통화량 차이가 원·달러 환율을 1400원대 후반에서 고착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서학 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 급증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복잡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높은 환율, 무엇이 문제일까?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6.8원 하락한 1465.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외환시장 안정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낙폭은 장 초반에 비해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연평균 환율은 1417원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후인 1998년의 평균 1398.88원보다 18.12원이나 높은 수준입니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임을 시사합니다.

원화 가치 하락, '서학 개미' 탓만 할 수 있을까?
환율 고공 행진의 원인으로 '서학 개미' 등 해외 주식 투자 급증이 거론되지만, 이 요인만으로는 원화 가치 하락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달 3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달러 대비 주요국 통화 가치 변동률을 살펴보면, 원화는 3.29% 하락하며 비교 대상 통화 9개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일본 엔은 2.11%, 대만 달러는 1.87%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더 근본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도한 통화량 증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범?
전문가들은 원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풀린 점에 주목합니다. 현금(M1)에 현금과 다름없는 저축 예금 등을 더한 광의 통화(M2) 추이를 보면, 한국은 2022년 1월 3639조4598억원에서 2025년 9월 4447조9604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3년 9개월간 누적 증가율이 22.2%에 달합니다. 이 기간 미국은 2.9%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러한 통화량의 차이는 원화 가치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장 재정의 그림자: 정부 지출 증가와 고환율의 상관관계
2021년을 끝으로 정부 지출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확장 재정을 지속했습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8% 이상 증가한 본예산을 편성했고,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80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더 풀었습니다. 2023년에는 건전 재정을 표방했지만, 정책대출과 특례 보금자리론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올해도 소비 쿠폰 지급 등을 위해 두 차례의 추경을 편성, 약 46조원이 더해졌습니다. 이러한 과도한 정부 지출은 고환율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진단: 통화량 증가와 환율의 상관관계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 이론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직관적으로 볼 때 특정 통화의 M2가 증가하면 가치는 하락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양국의 통화량 차이가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과도한 통화량 증가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임을 시사하며, 단순한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릴 수 없는 복잡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핵심만 짚어보는 고환율 시대의 불편한 진실
원화 가치 하락의 배경에는 과도한 통화량 증가라는 불편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학 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 급증은 하나의 요인일 뿐,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그에 따른 통화량 증가는 고환율 현상을 심화시키는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복잡한 현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환율, 무엇이 문제인가요?
Q.고환율이 왜 문제인가요?
A.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상승시켜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해외여행 및 유학 비용을 증가시키는 등 국민 경제에 부담을 줍니다. 또한, 외국인 투자 감소를 초래하여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Q.원화 가치 하락, '서학 개미' 탓이 맞나요?
A.해외 주식 투자 증가가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으로 인한 통화량 증가가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서학 개미'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Q.앞으로 환율은 어떻게 될까요?
A.향후 환율은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겠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통화량 증가를 억제하고, 경제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